결정하지 않는 헌법기관, 이행하지 않는 권력… 우리는 지금 어디에 서 있는가
[KtN 박준식기자] 한국 정치가 직면한 가장 위험한 형태의 위기는 바로 ‘정적(靜的) 쿠데타’다. 탱크가 움직이지 않아도, 총성이 들리지 않아도, 헌법기관이 침묵하고 권력이 결정을 이행하지 않을 때, 체제는 무너지기 시작한다. 지금 대한민국은 그 경계선 위에 서 있다.
헌법재판소는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기일을 지정하지 않고 있다. 대통령 권한대행은 국회가 추천한 헌법재판관 임명을 미루고 있으며, 헌재의 위헌 결정조차 따르지 않는다. 정치는 결정을 했고, 법은 판단을 내렸지만, 행정은 이를 집행하지 않는다. 국민이 체감하는 시스템은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상황이 지속될 경우, 민주주의는 ‘형식만 남은 절차’로 전락하게 된다. 절차는 작동하되 결과는 없다. 판단은 내려지되 집행은 없다. 헌법기관 간의 견제와 균형은, 균형의 파괴를 넘어 ‘무기력한 방치’로 기능 정지를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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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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