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N 박채빈기자]엔비디아가 시가총액 4조 달러를 돌파한 이후, 글로벌 반도체 산업은 단순한 기업 간 경쟁을 넘어, 국가 전략과 안보의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미국의 수출 통제 강화와 이에 맞선 중국의 기술 자립 전략은 인공지능 반도체를 둘러싼 새로운 형태의 지정학을 형성하고 있다. AI 연산의 표준이 엔비디아 중심으로 고착화되는 가운데, 중국은 엔비디아의 GPU를 우회하거나 대체할 수 있는 독자적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시도를 가속화하고 있다.
미국은 2022년 10월 ‘CHIPS and Science Act(반도체과학법)’와 함께 대중국 AI 반도체 수출 통제를 본격화했고, 2023년과 2024년 추가 제재를 통해 A100, H100 등 고성능 GPU의 중국 내 판매를 원천적으로 차단했다. 2025년 들어서는 ‘성능-와트(P/W)’ 기준까지 도입하며, 성능이 일정 수준을 넘는 모든 반도체에 대한 수출을 제한하고 있다. 이로 인해 엔비디아는 중국 전용 저성능 모델인 A800, H800, 최근의 H20 등을 별도로 개발했지만, 기술 격차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긴 어려운 구조다.
중국은 이에 맞서 ‘반도체 국산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베이징은 2025년까지 AI 반도체 자급률을 7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반도체 굴기 2.0’을 재가동했고, 화웨이와 SMIC를 중심으로 7nm 수준의 독자 생산을 시도하고 있다. 화웨이는 2023년 자체 스마트폰 ‘메이트 60 프로’를 통해 반도체 독립 가능성을 시사했고, SMIC는 미국 장비 없이 생산 가능한 공정 기술 내재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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