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의 말이여, 그대는 어디로 가는가?

[KtN 박준식기자] 정치는 신뢰로 움직인다. 신뢰를 잃은 정치란, 방향 감각을 상실한 내비게이션 같은 것이다. 목적지는 민주주의지만, 지도에는 권력 유지와 책임 회피만이 가득하다. 그런 점에서 홍준표 대구시장의 ‘의례적 답장’ 해명은 한국 정치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연극 같다. 한 편의 블랙코미디다.

그의 첫 번째 대사는 자신만만했다. "전화 한 통, 카톡 한 자도 나올 것 없다." 얼마나 단호하고, 얼마나 뚜렷한 자기 확신인가. 마치 모든 것이 명백한 듯 보였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뜻밖의 반전이 펼쳐졌다. 카카오톡 대화가 공개되자, 그는 "의례적인 답장"이라고 했다.

이쯤 되면 대구시민들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우리는 정치인을 신뢰하고, 그들의 말을 믿고 투표를 한다. 하지만 그 말이 시간이 지나면서 변형되고, 가벼워지며, 심지어 희화화된다면, 정치란 무엇을 위한 것인가? 정치란 권력을 위한 언어유희인가, 아니면 국민과의 신성한 계약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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