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퍼플과 옅은 블루, 밀착된 톱과 넓은 팬츠, 거대한 후드와 가벼운 플리츠…같은 옷도 사람에 따라 달라지는 이유

[KtN 임우경기자]이세이 미야케(ISSEY MIYAKE) SS27을 보고 가장 먼저 떠올리기 쉬운 단어는 ‘볼륨’이다. 소매는 몸 밖으로 크게 부풀고, 팬츠는 골반 양옆으로 벌어지며, 플리츠는 걸음에 따라 폭을 달리한다. 사토시 곤도(Satoshi Kondo)가 ‘Figure of Ma’에서 다룬 몸과 옷 사이의 간격은 런웨이 위에서는 선명하다. 실제 사람이 입는 순간에는 이야기가 조금 복잡해진다. 같은 퍼플 아우터도 누군가에게는 얼굴을 또렷하게 만들고, 다른 사람에게는 옷만 먼저 남는다. 같은 넓은 팬츠도 한 사람에게는 골반의 균형을 잡아주지만 다른 체형에서는 하체의 폭을 더 키운다.

결국 이번 컬렉션을 현실적인 스타일의 관점에서 읽을 때 중요한 것은 옷의 크기가 아니라 사람과 옷 사이의 크기다.

강한 퍼플이 대표적이다. 짙은 머리카락과 눈동자, 또렷한 눈매와 입술처럼 얼굴 안의 명암이 분명한 사람은 퍼플이 후드와 몸통 전체를 채워도 얼굴의 존재감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반대로 밝은 모발과 섬세한 이목구비, 부드러운 피부 톤을 가진 사람에게 같은 퍼플을 얼굴 바로 아래까지 올리면 색이 먼저 들어올 가능성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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