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출 이영민이 완성한 ‘꽃며느리’의 정지된 리얼리즘

[KtN 임우경기자] 극단 까치놀의 40주년 기념작 꽃며느리는 말보다 침묵이, 갈등보다 간극이 무대 위를 지배했다. 연출 이영민은 “정서와 구조가 분리된 무대”라는 개념으로 이 작품을 풀어냈다.

이번 연출은 서사를 제거하거나 생략하지 않았다. 대신 대사와 동선, 조명과 정적을 모두 '감정의 생략'이라는 단일한 구조 안에서 배열했다. 중심을 만들지 않았고, 중심 없이 작동하는 긴장 구조가 공연 전체를 끌고 갔다.

연출가 이영민은 관객에게 감정을 전달하는 대신, 감정을 구성할 수 있는 틈을 설계했다. 엄니 역을 맡은 강원미 배우는 대부분 무대의 외곽에 머물렀고, 중심에 선 인물은 누구도 존재하지 않았다. 감정은 드러나지 않았고, 시선은 명확하게 마주하지 않았다. 둘째아들 역의 이환의와 정애 역의 이유진이 나누는 장면에서는 응시조차 발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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